차은일목사 2005-02-15 16:27:08
제 자신을 바라 볼 때 저도 목사이긴 하지만 목회자들에 대하여 별로 점수를 잘 주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일반적인 판단은 이 세상에는 좋은 목사들이 별로 없다라는 생각입니다. 통상적으로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들은 목회자가 자질부족으로 교회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이야기,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대형교회 또는 크고 작은 교회의 목회자들이 성적인 문제로 또는 금전적인 문제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는 내용들을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됩니다. 사실 목회자에 관한 소식들이 들려 올 때면 대부분의 내용들이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던 중 지난 주 중에 남가주에 있는 4개 노회가 연합으로 하는 교역자수련회를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갈 때는 목사님들과 만나 보았자 별 볼일이 있을까 라는 부정적인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수련회에서 제가 목사님들을 좀 더 가까이 만나 대화하면서 저의 생각이나 정보들이 얼마나 편협하고 왜곡된 것이었는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4개 연합으로 하는 수련회였던 관계로 그 동안 만날 기회가 없었던 목사님들 또는 비록 같은 노회라고 할지라도 피상적으로만 만나 뵙던 목사님들을 더 사적으로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목사님들을 보면서 참 좋은 인상을 얻게 되었습니다.
유태인 교육을 기독교 교육에 접목시키시려는 쉐마교육의 현용수 교수님의 뜨거운 특강과 그 강의에 대하여 열띤 토론을 하시던 목사님들의 대화 속에서 어떻게 하면 바른 교육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참된 지도자들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어떤 목사님들은 현대문명의 이기인 컴퓨터를 가지고 어떻게 하면 목회에 유익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셨고, 그리고 가까이에서 이야기 해 보면 한 분 한 분들이 성경말씀을 붙들고 어떻게 하면 좋은 말씀을 전할 수 있을까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훌륭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이번 교역자수련회를 주최하였던 운영위원들의 헌신적인 모습은 저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지교회 지원비를 모아서 호텔비와 식비 그리고 행사진행비를 충당하려 하다 보니 하루 세끼 모든 음식을 목사님들이 손수 준비하시고 서빙하셔야만 했습니다.(한 두 분의 집사님들이 도우시기는 하였지만). 늘 고자세로 섬김을 받는데만 익숙해 있는 것이 목사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진짜 섬김이 필요한 곳에서 정말 겸손하고 아름다게 섬기시는 모습을 보면서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이번 수련회를 통해서 저는 중요한 한 가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는 형편없는 목사님들보다 정말 좋은 목사님들이 더 많은 세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세상이기에 아직도 소망이 있고 하나님께서 이민교회를 이끌어가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소망이 있는 이민교계를 바라보면서 하나님께 대한 감사, 감사만이 터져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