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24 01:04:25 308
지난 주일 사임인사를 드리면서 울컷 하는 감정을 자제하느라 힘들었습니다. 새로 부임하시는 목사님이 계시는데 슬픈 분위기를 만들면 안 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고 또 하였었습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제게 웃으며 작별인사를 드릴 수 있는 절제력을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월요일 밤에 산타바바라를 떠날 때는 그동안의 정들었던 세월들의 감정이 밀려와서 실컷 울고서야 떠날 수 있었습니다. 왜 이별이라는 것이 있는지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지금 제가 이 글을 쓰고 있는 곳은 시애틀입니다. 주일에는 시애틀제자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이곳 교회에서 몇 분의 앨라스카에서 교제하였던 집사님 부부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집도 그 때 헤어졌었던 또 다른 집사님 댁입니다. 얼마나 반갑던지 하루 종일 함께 예배드리고 차를 마시고 식사를 하고… 지금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앨라스카를 떠나 시애틀에 오셔서 영적으로나 생활면에서 잘 정착하시는 여러 성도님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우리 한인장로교회 성도님들을 생각했습니다. 애써 웃으며 보내 주셨던 여러 권사님들과 어르신들 그리고 젊은 형제 자매님들, EM 전도사님들과 학생들, 주일학교 아이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그리운 얼굴들이 되어 제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제게 슬픔과 함께 분명한 확신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슬픈 이별같지만 앞으로 더 많은 귀한 재회의 기쁨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몇 년 시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건강하게 계실 권사님들과 어르신들과의 만남, 그리고 여러 집사님들과 성도님들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하나님께 복을 빌어 봅니다. 웃으며 자랑할 일들이 많이 있기를, 특별히 영적인 진보를 자랑하는 성도님들이 많이 계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저는 11월9일까지 여러 지인들을 만나며 몇 곳을 방문한 후에 한국으로 귀국을 합니다. 이 시간이 제게는 그동안 메말라 가고 있던 저의 EQ지수를 회복시켜주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특별히 몇 몇 성도님들의 분에 넘치는 선물과 기도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제게 이 시간은 하나님께서 제게 개인적으로 주신 안식년으로 믿고 감성지수의 재충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사실 직장이내 사업장에서 일 년 내내 고생하시는 여러분들을 생각하면 죄송스러운 마음이 앞서며 가슴이 아픕니다. 그렇기에 더 더욱 이 시간을 충실히 보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국으로 출발할 때 쯤이 되면 저의 감성지수가 최고치까지 올라서 하나님께서 제게 맡겨 주신 사명을 충실히 감당할 수 있는 상태로까지 충전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성도님들께 약속드린데로 그동안 받기만 한 사랑을 보냄받은 교회에 가서 조금이나마 베풀며 살 수 있는 목회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주님 안에서 성도님들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축복합니다.
차은일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