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6-22 12:24:10 211
산타바바라를 추억하며
살다보면 정말 소중하고 귀한 것을 단지 게으르고 무심한 탓에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죠. 그저 그렇게 놓쳐버리기에는 참 값지고 중한 것인데도..
나의 게으름으로 참 귀한 인연들을 잘 지켜나가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늘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일상에 치여 정신 없이 살다보면 또 그렇게 어느새 하루가 지나가 있어요. 손에 쥐고 있는 모래가 스르르 빠져나가는 걸 모르고 있듯이 그토록 귀한 인연도, 무심하게 지내다 보면 다시 다가가기가 힘들 정도로 얇아져 있더군요. 참 나라는 인간이 배은망덕하고 몹쓸 녀석인 게지요.
안녕하세요. 사랑하는 산타바바라 목사님, 권사님, 집사님, 형제자매여러분~!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한 때 교회에서 매일 남은 밥과 반찬 싸가던 두 명의 시끄러운 여인네들 중 그나마 덜 시끄러웠던 녀석입니다.^-^ 잘 지내시지요?
어떻게 한국 돌아오자마자 써보내기로 했던 “산타바바라를 떠나며” 원고를 반 년이 지나도록 미뤄올 수가 있나.. 제 자신이 너무 괘씸하기에, 도둑 제 발 저리는 심보로 선수쳤는데.. ㅋㅋ 속 보이죠??
잘들 지내셨어요? 날씨 참 좋은 날, 캠퍼스에 흙 냄새가 유난히 더 진한 날, 수지언니(더 시끄러운 녀석) 만날 때마다.. 그 외에도 항상 산타바바라를 그리워하고 추억한답니다. 제 가슴 속에는 산타바바라와 우리 한인교회가 가득한데도, 돌아오자마자 방학에는 인턴하고 개강하고 졸업학기 보내고나니 정신이 없었어요. 돌아와서 차은일 목사님 취임 예배에 가서 지민이네 가족, 신유네 가족도 만났어요. 한국 와서 만나니 기분이 남다르면서도 산타바바라에서 만난 것처럼 참 반가웠지요. 수지언니와는 예전처럼 왕수다를 떨어대면서 산타바바라를 추억한답니다. 둘 다 뭔가 죄송한 마음을 가득 안고.크핫.
우리교회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더 좋은 곳으로 이사했나요? 홈페이지 가서 보니 주소가 바뀐 것 같은데.. 새 성전 사진을 찾기가 힘드네요^^. 우간사님께서 인도하시는 청년부는 많이 부흥했는지.. 선화 언니네는 벌써 귀여운 아이를 보셨겠군요?? 오빠를 닮았을지 언니를 닮았을지 너무 궁금한데, 아마 누굴 닮았어도 참 선~하게 생겼을 거 같아요. 그쵸? 다른 언니오빠들은 새로운 가족 소식은 없는지^^ 요즘 언니들은 또 어떤 분야에 관심이 생겨 열을 올리고 계실런지들.. 선화언니의 출산으로 지금은 잠깐 휴강기인가요? 오빠들은 모두들 열공하고 계시고요? 상혁오빠네 딸(이름이..주은이 맞던가요?..아님우짜지;;)은 영어가 아주 유창해졌겠어요 지금쯤이면!! 언니오빠의 영어 선생이 되어있을 것 같다는. 우리의 파워풀한 성가대는 여전히 매주 은혜로운 찬양으로 예배를 돕고 계시리라 믿어요. 모든 집사님들 참 어머님 같이 편하고 의지가 됐었는데.. 참 그립다..
저는 이제 8월에 졸업을 한답니다. 한국 경제가 어렵다 어렵다 하더니 정말 한국 들어와서 취업 전선에 뛰어들려고 하니 온몸으로 실감하겠더라구요. 저 같은 인재도 별로 오라는 데가 없어요. 힛. 그냥 의연하고 담담한 마음으로 라디오PD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요. 내년에는 아마 좋은 소식 전할 수 있을지도! ^-^
지금 한국은 새벽 3시예요. 오늘은 인천공항에 갔다왔어요. UCSB에서 사귄 친구 두 명이 연세대로 교환학생을 오게 돼서 마중 나갔던 거죠. 친구들이 서울(신촌)에 발 디디자마자 너무 정신없어 하는 것 같았어요. 하긴.. 그렇게 평화롭고 조용한 곳에서 이렇게 정신 쏙 빼놓는 시끄러운 도심 한가운데로 왔으니.. 이 곳의 급하고 사나운 생활속도를 따라가기 벅찰 것 같아 안쓰럽대요.
그곳은 여전히 날씨도 좋고 은은한 행복으로 가득하겠지요? 참 그립고, 항상 생각나요. 산타바바라 교회에서 우리가 받았던 분에 넘쳤던 사랑과 기도들..
저희는 한국에서 씩씩하고 시끄럽고 건강하게, 매일 그 곳에서의 꿈 같았던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고 있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은혜 안에 행복하세요.
– 서울시 목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고요한 시간 귀염둥이 준원자매 올림.
덧. 선화언니에게 이메일로 보내려다가, 샬롬지 업뎃이 안 되어 있어 혹시나 해서 이렇게 바로
올려요. ^-^ 아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