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일
몇일 전에 한 성도님으로부터 다른 교회로 가시겠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 이유가 참으로 아름다왔습니다. 전에 그 교회와 연결이 있으셨는데 저희 교회보다 더 연약해 보이는 모습을 보고는 안타까움과 부담감을 지우실 수 없으셨다는 것입니다. 목회자로서 더 약한 교회를 섬기고 싶으시다는 아름다운 마음씨를 보면서 얼마나 감사하고 보기 좋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인간적인 마음으로는 “가지 마세요! 우리 교회도 약한 교회에요. 일꾼이 정말 필요하답니다. 가지 마세요 가지 마세요 가지 마세요!!! 를 수 없이 되뇌이면서 가슴을 도려내는 안타까움을 삭힌체 “가셔서 잘 섬기시라”는 덕담과 함께 전화를 끊었습니다.
전화를 끊고는, 달려가서 가시지 말라고 붙잡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렇게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성도님 앞에서 조금이나마 부끄럽지 않은 목회자가 되고 싶어서 절제하였지만, 그러나 하루 종일 그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 심각한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하나님! 너무 욕심을 부리는 것입니까? 목사로서 그저 교인 한사람이라도 더 늘리고 싶은 욕심에서 안타까와하는 것입니까?” 저의 마지막 절규였습니다.
현재 우리 교회가 처한 현실을 하나 하나 짚어 보면서 이것은 욕심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을때에야 겨우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현재 우리 교회는 한인2세들을 위한 EM (English Ministry)을 시작합니다. 산타바바라에 수 백명에 가까운 숫자의 영어권 학생들이 있다는데 그들 한인2세들을 위한 영어예배가 없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었습니다. 늘 부담감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감히 시작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을 지원해 줘야 하는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이번 영어목회의 시작은 담임목사의 능력으로 생겨진 것이 아닙니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하나님께서 만들어 주신 EM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산타바바라에서 공부하는 수 많은 젊은 영혼들이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고 그들이 훈련받은 일꾼으로 미국의 전 지역으로 흩어질 것을 상상하니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그 밖에 한국학교도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입양아들을 위한 한국어반도 개설하려고 계획 중에 있습니다. 해마다 학생들과 함께 단기 선교도 계속해서 가려고 합니다. 구세군 교회와 함께 지역사회를 돕는 사역들도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 밖에 한인교회로서 꼭 해야 할 일들을 더 많이 찾아 나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자꾸 일거리들을 주십니다. 그 일들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굳건히 서있는 1세 회중이 있어야만 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일거리들은 힘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1세 교회가 힘이 있어야 합니다. 일꾼들이 있어야 합니다. 헌신된 일꾼들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부탁을 드립니다.
“우리 함께 갑시다! 우리 함께 일합시다! 더 일꾼이 필요합니다. 헌신된 일꾼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위대한 일들을 이루는데 쓰임 받는 위대한 인생을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