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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거짓말과 하얀 거짓말 (샬롬지9월호)

차은일 2004-09-15 12:13:04
애정 결핍에 빠져 있던 양치기 소년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겠다는 목적으로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깜짝 놀라 달려오는 마을 사람들을 보면서 소년은 짜릿한 쾌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는 아무도 그 소년을 도와주려 하지 않았고 결국 비참하게 늑대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거짓말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보여주는 typical story입니다. 거짓말이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꾸며서 하는 말”이라고 사전은 정의합니다. 이 거짓말에 ‘새빨간’이라는 형용사가 붙으면 그 의미가 더 명확해 집니다. 남에게 어떤 해악이 가더라도 자기의 이익만 있으면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사실처럼 꾸며서 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거짓말에 대하여 하나님은 엄중하게 경고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거짓말 중에는 하얀 거짓말 (White lie)이라는 것이 있어서 우리를 유혹하며 혼동케합니다. 사탕을 달라는 아이에게 엄마는 “다 먹어서 없어”라고 말하며 사탕통을 벽장 속에 숨깁니다. 자녀의 충치를 염려하는 엄마의 배려일 것입니다. 아이가 울면서 외출하는 엄마를 붙잡으면 금방 갔다 올게!”라고 말하고는 4-5시간 후에야 집으로 돌아오는 부모들도 상당 수 있을 것입니다. 나치에게 쫓기는 유태인을 보호하면서 집에 아무도 없다고 거짓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거짓말은 어떤 의미에서는 상대방에게 또는 공동체의 유익을 위하여 피할 수 없어서 하는 거짓말들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할 수 없었다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거침없이 하얀 거짓말을 할 수 도 있을 것입니다. 과연 옳은 것일까요?

하얀 거짓말이 과연 옳은 것일까요? 하얀 거짓말 역시도 거짓말이 아닐까요? 진실을 말하지 않고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말한다면 어떻게 그 사람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 부모님들 중 전화 받기가 싫으시면 “없다고 해!”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아이들에게 하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하면 ‘하얀 거짓말’인데 라고 하며 가볍게 넘기려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엄마나 아빠가 자녀들에게 “없다고 해!”라고 거짓말을 시켰을 때, 과연 그 자녀들이 그 부모님을 진실한 분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요? 그런 자녀들에게 부모님을 존경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과연 그들이 들으려 할까요? 우리 말에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을 거짓말이라는 것에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얀 거짓말을 죄의식 없이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런 하얀 거짓말은 괜찮다고 학습 받으며 자라난 자녀들이라고 한다면, 그들이 나중에라도 어떤 더러운 이익 앞에서 새빨간 거짓말을 하지 않으리라고는 아무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얀 거짓말도 그것이 거짓말인 이상은 결코 하지 않겠노라는 결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하나님이 이 하얀 거짓말에 대하여 말씀한다면 틀림없이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악은 모든 모양이라도 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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