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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멋진 휴가를 가지 못했어도(2003년1월샬롬지)

차은일
초등학교 일학년 다니는 아들 준이가 열심히 TV를 보고 있길래 “Do you enjoy your winter vacation? 겨울방학을 즐겁게 지내고 있니?” 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Yes라고 대답할 것을 기대했었습니다. 그런데 뜻 밖에 아이가 저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I don’t have a real vacation. Real vacation is like traveling somewhere. 아빠 저는 진짜 방학은 못가졌어요. 진짜 방학은 어디 여행을 가는 건데 아무데도 가지 못했잖아요.”

저는 아이들이 집 안에서 열심히 TV나 책을 보고, 컴퓨터도 하고 동생과 뒹굴며 놀기에 잘 놀고 있다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자신이 집에 틀어 박혀 만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처음 깨닫게 되는 순간 아빠로서의 저의 심정은 가슴이 찡하며 미안하다고 느꼈습니다.

어쩌면 이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현실이 바로 우리 이민자들 대부분의 서글픈 처지라고 생각합니다.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미국 온지 10년, 15년이 지났는데도 단 한번의 vacation을 가져 보지 못했다는 부부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 한 두시간 거리의 공원 조차도 갈 수 없는 이민자들의 비극적인 생활도 많이 보았었습니다. 우리 가까이 산타바바라의 이민자 중에도 부모가 일하는 가게 한 구석에서 부모의 퇴근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13살 미만의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 속에서 제 자신의 연말을 뒤돌아 보았습니다. 꽤 바빴던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과 한집에 있으면서도 제대로 놀아주지 못할 정도로 바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말은 바뻤기에 더욱 감사한 그런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믿습니다. 첫번째는 목회자로서 성도들의 아픔에 동참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두번째는 바쁠 수 있는 건강과 시간과 능력을 주심에 감사했습니다. 만약 내가 심각한 질병으로 쓰러져있거나 무능하여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불행한 것일 것입니다. 바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축복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런 대견(?)한 생각을 하게 된 데는 오랫동안 암으로 투병하시던 집사님 한 분이 연말 12월 31일에 천국으로 부르심을 받으시는 모습을 보면서 였습니다. 그 날 임종예배를 드린 후에 교회로 돌아와 송구영신예배를 드리게 되었는데 어느 해에 느낄 수 없었던 감회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내게 2003년을 또 주셨다는 것… 이것 만으로도 감사하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섬길 수 있는 교회와 성도들을 주셨다는 것 이것은 축복입니다. 그리고 바쁠 수 있는 일감과 현장을 주시고,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시고, 저를 사용해 주시고 있다는 사실..이것은 감격스러운 사명입니다.

그래서 이번 연말에 멋진 휴가를 가지 못했어도 어느 때보다도 감사하고 감격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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