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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총기사건의 아픔을 딛고…

버지니아 총기사건의 아픔을 딛고…
2007년 4월 16일 미국역사상 최악의 캠퍼스 총기사건인 버지니아 공과대학 총기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범인이 아시아계라는 말을 듣고 한국계 학생은 아니기를 바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대에는 우리 스스로 그러한 일을 저지를 민족이 아니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8세에 이민 온 조승희라는 이름이 밝혀졌을 때 혹시나 우리 자녀들과 교포들에게 어떤 불이익과 피해가 있지는 않을까하는 불안한 마음이 먼저 생겼고, 한국의 무비자 협상이나 한미 FTA의 의회 비준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앞섰습니다. 이러한 염려에는 우리의 이해관계만을 먼저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있지는 않았는가 생각합니다. 반면에 우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인으로서의 죄의식(guilty) 느끼며 비통해하고 있지는 않았는지요?
우리는 금번에 일어난 사건을 통해 악을 선으로 바꾸시는 하나님께서 미국인들로 하여금 총기문화의 개선, 인종간의 갈등극복, 이민자들의 문화충격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유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 마음의 상처 회복, 한국 학생들의 위기극복을 위해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이란 사회는 이민자들이 모여 다양한 색깔과 모습으로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미국을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과거 민주당후보였던 잭슨 목사는 상대 후보였던 듀카키스에게 비록 선거에서는 패배했지만 당시에 유명한 연설을 남겼습니다:
“듀카키스는 법률을, 나는 신학을 공부했습니다. 둘 사이에는 종교, 지역, 인종의 차이, 경험과 관점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란 나라의 진수는 우리가 하나가 되는 그 다수의 차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그와 나의 오솔길이 한 곳에서 만나도록 한 것입니다. 듀카키스의 선친은 이민선을 타고 미국에 왔습니다. 나의 선조는 노예선을 타고 미국에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앞 세대가 무슨 배를 타고 미국에 왔든지간에 그와 나는 지금 같은 배를 타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은 한 가지 실, 한 가지 색깔, 한 가지 천으로 짜여진 담요가 아닙니다. 이제 우리도 이른바 ‘누비 이불’(quilt)을 건설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미국 이민사회에서 적응하며 자라나는 과정에서 문화적인 충격과 내면의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 청년이 스스로 자학하며 다른 사람들을 정죄하면서 엄청난 비극을 일으켰던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를 정죄하고 그 부모를 한탄하는데 머물지말고 이민생활에서 우리 자녀들의 고통을 적극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며, 우리 자녀들이 여러가지 차이들을 극복하고 이민자의 한 사람으로서 하나의 미국을 건설하는데 참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생업에 쫓기느라 자녀들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는 일들은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힘입어 우리 모두가 함께 이번 사건의 아픔을 딛고 일어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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