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15 08:19:45 214
산타바바라 한인장로교회 박목사님과 성도님들께:
오랫만에 문안인사 올립니다. 올해 들어 너무 바빠져 홈피를 들어와볼 여유가 잘 없어 너무 죄송했습니다. 몇분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한 소식을 보고도 깜짝 놀랬습니다. 참, 6월 11일자로 하나로장학회에 송금해 주신 귀한 헌금에 감사드립니다. 탈북 대학생들에게 귀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은 성도님들의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내는 늘 밝게 웃고 있고, 지민이는 초등 3학년답게 혼자서도 많은 것을 잘 해내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탈북학생들과 더불어 영화 특별시사회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차인표씨가 주연한 크로싱 이라는 우리나라 영화입니다 (홈피 www.crossing2008.co.kr). 탈북자의 북한내 생활과 탈북과정을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로 가족의 애환을 그린 영화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탈북학생들과 나머지 관객들은 (저도 포함) 내내 눈물을 흘렸습니다. 감독님과의 대화나 주연인 차인표씨의 대화 중에도 그들도 눈물을 흘리며 임했습니다. 영화 마치고 감독님과 잠깐 인사를 나누다보니 온누리교회 집사님이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영화가 한 감독의 10년 전 북한 현실에 대한 다큐멘터리 시청을 통한 각성으로부터 나온 열매라는 것을 알게 되어 참 귀한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했습니다. 미국서 먼저 시사회를 가졌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는 6월 26일 개봉을 합니다 (차인표씨와 신애라씨는 온누리교회 교인으로 아이 입양도 하고 정말 모범적인 크리스챤의 삶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몇일뒤 탈북자들은 참 기뻐했습니다. 그동안 자기들의 슬픔을 남쪽 사람들은 제대로 알아주지 못하므로 소리내어 울지도 못했는데, 오랫만에 눈치보지 않고, 그것도 남한사람들이 같이 울어 주니 너무 행복했다는 것입니다. 그 말을 전해들은 저는 아직도 눈이 무거워 집니다 (시사회 보고 온 날 아내는 제가 운 것을 눈치챘습니다. 눈이 많이 부었다고 했습니다). 요즘 북한에선 여전히 식량난으로 삶이 아프리카 보다 더 못한 곳이 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동족의 아픔을 보여 주시는 것은 우리를 향한 기대감을 지우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미국에는 언제 이 영화가 개봉하는지 모르지만 꼭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게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산타바바라의 햇살이 그립습니다. 목사님과 성도님들의 따듯한 사랑은 더욱 그립습니다. 주안에서 더욱 강건하시고 평안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