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03 10:44:08 166
성도님들 안녕하셨어요? 승아엄마 이현아 입니다.
승아와 제가 한국에 도착한지 이제 딱 일주일이 되었네요. 미국에서의 생활은 나날이 긴장의 연속이었는데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긴장이 풀렸는지 머릿속이 멍한채로 시간을 보낸거 같습니다. 친정에서 지내고 있는 제게 시간의 여유가 생긴 이유겠죠. 밥상을 안 차려도 된다는게 이렇게 편한건지 새삼 느껴요. 세상의 어머니들께 존경을 표합니다! 아, 밥상 차리시는 아버지들께도요!! 얼마전 생전 처음 친정아빠가 차려주신 조촐하지만 감동적인 밥상을 받아보았습니다.
승아가 역시나 너무 착하게도 한국으로 돌아오는 내내 잘 자고 잘 놀아주어 하나님께, 승아에게 감사했어요. 미국에서는 늦게자고 늦게일어나는 아가였는데 한국에선 일찍자고 일찍일어나는 새나라의 아가가 되었어요. 역시 아침형인간이 좋은거 같아요. 부지런해지고 하루도 길어져 뭔가 해 내기에 충분한 시간이에요. 승아는 이른아침부터 열심히 여기저기 기어다니며 재미꺼리를 찾느라 바쁘고 이제는 스스로 물체에 기대어 서기를 연습하고 있습니다. 외할머니랑은 벌써 걸음마걸음마 하며 놀기를 즐겨요. 하나하나 콕콕 전부다 제 머릿속에 입력하고 싶은데 어찌나 빠르게 성장하는지 엄마로서 준비를 더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 들어요. 한가지 가슴이 아픈건 제 잘못으로 승아의 체중이 다른 또래에 비해 느려요. 한국오자마자 친정엄마랑 할머니께선 승아 뱃고래(?)가 작다고 하시는데 난감하더라구요. 이유식도 너무나 잘 먹는 아간데… 젖 먹이기를 게을리 한거 같아 너무 미안해요.
한국은 돌아오는날로부터 지금까지 온통 회색빛이에요. 마치 제가 그곳 산타바바라에 머물렀던 시간이 몇시간의 꿈인냥 이곳에서의 적응은 단 몇초만에 해버린거 같아요. 항상 생각해왔지만 전 하나님께서 특별한 선물을 미리 주셨다고 생각되요. 그중 가장 컸던 선물은 물론 승아의 탄생도 있었겠지만 승아아빠인 백승일씨가 성가대에 섰다는 것입니다. 저를 만나 결혼하기위해 교회를 묵묵히 다녀준것만 해도 고마웠는데 스스로 성가대 일원이 되겠다고 하고 주일마다 앞에나가 찬양하는 모습을 볼때마다 하나님의 감동을 맛보았습니다. 앞으로 제가 해내야할 일들을 위해 미리 주셨던 선물. 너무 컸고 아름다웠어요. 열심히 갚아나가야겠죠.
제가 교회에 처음 갔을때의 감동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한분한분 따뜻하고 관심있게 저희가족을 환영해주시고 도와주시고…… 여러 환경탓일까 한국에서는 그런 모습들을 쉽게 찾을수가 없어요. 따뜻한 말 한마디도 서로에게 건내는게 오히려 어색하니까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희 가족이 받은 사랑 너무나 감사드리고 보답은 저의 간절한 기도로 하겠습니다. 교회발전위해 성도님들 가정위해 등등……
이 곳이 일반 방명록이었음 간단하게 감사말씀 전하고 말았을텐데, 샬롬지에 실려 약간의 부담감을 안고 인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2005년 9월4일
이현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