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일 2004-03-12 21:34:16
얼마 전 교회 홈페이지를 업데이트 했습니다. 수고하여 주신 분은 미국교회에 출석하시는 L자매님인데 교회는 다르지만 같은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봉사하여 주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L자매님과 업그레이드를 하는 과정 중에 제가 감동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진정한 프로페셔널의 겸손한 모습을 보았을 때였습니다. 홈페이지를 업그레이드 하는 데는 전문가의 기술을 요구하는 부분과 단지 시간을 요구하는 단순작업으로 분리될 수 있습니다. 보통 상식으로는 전문가라면 당연히 기술적인 부분만 하려 하고 단순작업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L자매님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는지 방명록의 글을 자신이 모두 옮겨 채우겠노라고 말씀하셨다는 것입니다. 물론 인력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하여 단순작업에 봉사하실 분들을 몇 분 찾기는 했지만 그런 일에 거리낌 없이 하시겠노라고 하시는 모습이 제게는 상당히 감동적이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프로정신에서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야 할 목표가 분명하면 그 과정이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는 정신을 보았습니다.
성경에 진정한 영적 프로페셔널의 모습을 보여 주신 분이 계십니다. 그 분은 바로 높고 높은 보좌 위에서 낮고 낮은 이 땅에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계실 때 제자들과 식사를 하시던 중 수건을 허리에 두르시고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기 시작하였습니다. 몸 둘 바를 모르는 제자들에게 진정한 섬김의 본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러면서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겼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기는 것이 옳으니라”고 교훈하셨습니다.
우리는 바로 그 예수님의 제자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도 영적인 프로의 정신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 정신은 우리가 다른 사람을 섬길 때에 그리고 교회에서 봉사할 때 나타나야 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전 교회에서 여러 분들이 봉사하는 모습을 볼 때면 참 즐겁습니다. 세상에서 어떤 직업을 가졌는가에 상관없이, 어떤 직위를 가졌는가에 상관없이, 교회에 필요한 일이면 그 일에 투입되어 거칠고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봉사하는 교우들을 볼 때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
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시고 아주 점잖으신 의사선생님이 장로님이셨던 어느 교회에서 그 분이 그 교회의 화장실 청소를 도맡아 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이야기가 아무렇지도 않게 들리는 영적인 프로들이 많은 우리 교회… 제게는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릅니다.